"떡을 전통 음식으로만 바라보았던 소비자들에게 '떡도 골라먹을 수 있는 현대화된 음식'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 입니다." 광주 광산구 신창동에 위치한 (주)시루연은 일반 '떡집'이 아니다. 전통 음식인 떡의 현대화ㆍ브랜드화를 추구하는 '떡 제조업체'이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주)시루연은 기능인과 포장ㆍ배송 인력 등 총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3일 찾은 시루연 본사 1층에 있는 364㎡(110평) 규모의 공장에서는 떡을 만드는 기능인들의 손이 부산히 움직이고 있었다.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데 전통 음식인 떡은 늘 제자리였고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광주지역 떡 산업도 열악하기만 합니다. 이런 떡 시장에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광주 지역에 있는 떡집은 700여개. 98% 정도가 영세한 떡집으로 가내 수공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 떡 시장의 약 90%를 '창억떡집'이 점유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좁았었다. 

 (주)시루연 손안상(52) 대표는 이렇게 열악한 광주지역 떡 시장 상황을 간파하고 3년간의 시장 조사를 거쳐 차별화와 브랜드화 전략으로 '기업형 떡 제조업체'를 만들었다. 그리고 창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연 매출 10억을 목표로 뛰는 역량 있는 기업으로 발전했다. 떡 시장에서 그녀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주)시루연의 차별화 전략은 현대화와 위생으로 요약된다. 바쁜 현대인을 겨냥해 아침 식사용으로 먹기 쉽게 떡을 일일이 낱개 포장했다.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이동 중이나 근무 중에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끔 한 것. 기존 떡이 먹기 불편하고 보관이 어려웠다면 이런 소포장으로 기존 떡 구매층은 물론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 젊은 층까지 유입할 수 있었다. 또 현대인 입맛에 맞게 연구 개발을 거쳐 떡 종류를 다양화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떡은 60여 가지가 있고, 웰빙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을 겨냥해 호두ㆍ잣ㆍ호박씨ㆍ복분자 등 천연재료만 사용한 '기능성 떡'도 개발했다.

철저한 위생도 (주)시루연이 자랑하는 대목이다. 깨끗한 생산 공정을 위해 영하 60도 초고속 동결실ㆍ고무장갑 소독기ㆍ에어 샤워기 등 생산 설비에 20억을 투자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떡 시장이 큽니다. 서울에만 해도 질시루ㆍ여의도 떡방 등 여러 업체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무한합니다." 

손 대표는 빵ㆍ피자 등 서양 음식에 밀려 그동안 소외 받았던 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떡의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웰빙 열풍도 떡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내년쯤 일본ㆍ미국ㆍ중국 등 해외 시장 개척과 3년 후에는 전국으로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 시루연이라는 브랜드 입지를 탄탄하게 굳힌 후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이다. 현재 (주)시루연은 상무지구에 직영점 1곳을 두고 있다. 이곳은 66㎡(20평) 규모에도 불구 월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광주시에서 떡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시루연이 광주지역 떡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더 나아가 지역 경제에 이바지 할 것 입니다."

손 대표는 농도(農道) 전남에서 쌀 소비의 일등공신인 떡을 만듦으로써 지역 농가에 보탬이 되고 진도에서 나오는 흑미 등 지역 특산물도 활용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남일보 / 조사라 기자 srcho@jnilbo.com